이 글은 테오의 스프린트 회고 1에서 이어집니다.
첫번째 회고 보러 가기 : https://guuumi.tistory.com/134
그리고 개발
끝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결과물이 아니라 협업의 과정을 배우는 중이고 서비스 릴리즈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MVP 단계이기에 기능의 완벽한 구현보다는 협업경험을 중시하고 그럴싸한 완성도를 먼저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같은 노력으로 더 나아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실무에서도 매우 중요하기에 만들어지지 않은 기능을 아쉬워하지 말고 더 그럴싸해보이는 것을 만드는 것에 대한 가치를 꼭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시간 힘들더라도 고생한 만큼(!) 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기에 아쉽지 않게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다음주 월요일 8시, 10시에 만나요
화이팅입니다. 인상깊은 주말 되세요!!
- 테오 메일 中 -
스프린트 3일차가 종료되고 테오가 보내주었던 메일의 마무리 인사였다. ‘인상깊은 주말’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라, 스프린트 후 한달이 훌쩍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이틀은 제품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말도 안되게 타이트한 기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테오가 강조했던 것은 ‘그럴싸한 완성도’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우선 프로젝트의 기본 세팅을 완료하고, 디자인과 백엔드가 각각 필요한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프론트도 업무 분담을 진행했다. 우리조의 팀 구성은 프론트 6명, 백엔드 2명, 디자이너 1명이었다. 프론트만 여섯명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인원 구성이었기 때문에 병목 없이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작업을 적절하게 쪼개 가져가는 것이 중요했다. (스프린트 15기, 그 중에서도 10시 타임이 유독 한 팀당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우선 토요일 낮에 만나 BDD를 기준으로 작업를 분배했다.
누누 - 로그인/회원가입 페이지
네모 - 추억 업로드 페이지
아론 - AI를 활용한 키워드 기반 이미지 generate 로직 (open API 활용)
플루토 - 추억 목록 페이지 (무한스크롤을 끼얹은)
담 - 추억 상세 페이지 (음악 재생과 폴라로이드 다운로드를 더한)
곰곰(나) - 인트로 애니메이션 (with 디자이너 허니비), CI/CD를 포함한 프론트 환경 세팅 작업
그리고 모여서 작업할 수 있는 코어 타임을 정했다.
코어타임은 저렇게 정했지만, 사실 그 외에도 개인이 낼 수 있는 시간은 거의 다 개발에 투자했던 것 같다. 새벽 3시, 4시까지도 국산 메타버스 플랫폼인 zep에 모여 개발하고 있는 팀원들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힘이 났다. 사실 저 기간에 예상치 못한 회사일의 난입으로 주말 출근을 감행해야 했다. 때문에 몸은 피곤했음에도, 새벽까지 개발하는 것이 힘들기는 커녕 즐거웠다. 주말에 알바하고 오는 사람, 개인적인 일정이 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다들 힘을 냈는지.. 돌이켜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쯤 오면, 이렇게 해서라도 단기간 내에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은 대체 무엇을 위해서인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내가 이해한 목표는 우리가 스프린트를 통해 그린 그림을 빠르게 실제 작동하는 형태로 만들어내고, 사용자에게 MVP 기반으로 해당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이 아이디어가 실제로 의도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검증하고 테스트하는 것. 그리고 피드백을 통해 기획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
이 프로세스를 직접 수행하며 머리로만 알고 있었던 애자일 방법론의 실제 적용에 대한 깨달음이 왔다. 아, 이런 식으로 제품 기획 - 디자인 - 개발 - 시연 사이클을 반복해서 돌리는거구나. 그렇게 하면 사용자에게 더 적합한 형태로 제품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겠구나.
테오 스프린트에 대한 후기를 보면, 짧은 개발 기간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온다. 나도 당시에는 하루 이틀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고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틀이기 때문에 밀도높게 집중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개발 기간이 나흘, 일주일씩 있었다면 이렇게 집중해서 작업할 수 있었을까?
데모데이, 그리고 회고
그렇게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실질적인 데모를 팀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데모데이가 진행되었다.
매 타임마다 다른 팀에서 한 명씩의 테스터가 우리 조 룸에 방문했고, 사전 소개 없이 제품을 사용해보게 한 뒤 피드백을 받는 순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사용자의 플로우를 직접 볼 수 있었다.
가장 주요한 경험은 다음 두가지였다.
- 시각(사진), 청각(음악)을 통한 사용자의 추억 저장이 메인 서비스 아이템이었다. 우리가 의도한 main 감각은 사진, sub 감각이 청각이었지만, 의외로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부분은 청각이었다. 추억 카드를 열면 음악이 자동 재생되는 부분에서 다들 오~ 하는 반응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추억을 기록한다는 관점에 있어서 청각적 요소가 생각보다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우리는 추억 업로드 창의 안내가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나, 사용자들은 입력을 실제로 진행하며 혼란을 다소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생각보다 더 친절하게 유저 플로우를 안내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UI/UX에 대한 최고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던 허니비가 매우 적극적으로 유저에게 질문하고 피드백을 이끌어냈다! 인상깊었다. 멋진 디자이너 갓니비.)
그 외에도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상세히 받을 수 있었고, 이러한 부분 덕분에 회고에서 제품 자체에 대한 피드백과 앞으로의 수정 방향도 논의할 수 있었다.
데모데이가 종료되고는 4LS 기반으로 회고를 진행했다. 템플릿에 마련된 회고 토픽은 세가지였다.
- 우리 프로젝트 결과물
- 협업 그리고 우리 팀
- 스프린트 그리고 나
제품에 대한 회고, 팀의 협업 과정에 대한 회고, 그리고 개인에 대한 회고까지 진행하며 의견을 공유했다.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과정을 진행하며 나는 팀원 한사람 한사람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각자가 담당한 토픽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완수해낸 것은 물론이고, 몇 명은 Next.js와 typescript가 익숙하지 않았음에도 (심지어는 처음인 사람도 있었다!) 결코 볼륨이 작지 않은 프로젝트를 어떻게든 끝냈다는 점이.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술적인 이슈를 맞닥뜨렸을 때 부끄러워하지 않고 빠르게 공유하며 같이 해답을 찾아나가는 것이 즐겁기까지 했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팀프로젝트는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향방이 결정되는데, 우리 팀 사람들은 다들 책임감과 좋은 협업 태도를 가지고 있는 멋진 사람들이었다. 기업들이여 빨리 이 멋진 취준생들을 데려가세요
회고를 마무리하며 테오와 이야기 나누었던것도 인상 깊게 남았다.
스프린트가 끝난 후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것은 자유지만, ‘사람들’에게 포커스를 맞추었으면 좋겠다고. 결국 중요한 것은 늘 사람이라고. 팀 빌딩이 잘 되었으니, 프로젝트를 이 팀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로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스프린트를 통해 이러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꾸준히 모임을 진행하며 프로젝트를 리팩토링하고 기능을 붙여나가고 있다. (+ 근황 토크도.)
마무리로 팀원들의 회고 포스트잇 중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보며..
(to. 팀원들.. 혹시 무단 캡쳐해서 게시해버린게 신경쓰이면 DM 찔러주세요. 혼자만 간직할게요.)
팀원들에게 참 고마웠다는 말을 하고 싶다.
덕분에 제일 바쁜 시기에 업무에 치이던 도중 refresh하고 개발에 대한 첫 마음가짐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어요. 😙
스프린트를 열어준 테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역시 개발이 제일 재밌네요. 앞으로도 즐겁게 함께 개발합시다. 🫡
물론 이 개발은, 프로그래밍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과 디자인까지 포괄하는 ‘제품 개발’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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